오대리 - [국풍'13] CD

© 2025. HELICOPTER RECORDS. ALL RIGHTS RESERVED. © 2025. CORD.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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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리 - [국풍'13] (Helicopter Records; 2013)
CD A
- 마계촌
- 화형식
- 미네르바
- 올무
- 장송곡
- 토착가 pt.1
- 토착가 pt.2
- Feti Kim
- 요람에서 오지로
- Temple St®ay
- 엉겅퀴
- 돈 돈 어디로 어디로[cashvox]
- La Musica de Hikikomori
- 끝 아닌 끝
CD B
- 시든 꽃
- 수컷 말썽쟁이
- 은따의 추억
- 43 years old Virgin
- 언홀리러브
- 이교도
- 미네르바 2
- 답장없는 편지
- Wedeath
2010년대의 음악적 흐름의 중심에는 빈곤함이 있다. 그 빈곤함 속에는 말 그대로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음악)시장의 위축도 있겠지만 나는 어느 시대 보다도 심해진 텍스쳐의 고갈과 형식의 진부함에 촛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랩탑이 열어제낀 베드룸 레코딩의 신화 덕분에 이제 아멘브레이크, 펑키드러머 샘플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지난 20년간의 고고학적인 사운드 텍스쳐 탐사와 그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유희는 이제 모든것이 바닥나버려 파티는 오직 폐허의 형태로 유효할 뿐이다.
오대리의 국풍'13을 들으면서 나는 기름이 바닥나 채굴이 불가한 상황에서의 유전과 오일펌프를 떠올렸다. 어떠한 리듬스텝이나 프레이즈의 진행조차 시도 즉시 진부해져 버리는 시대의 음악가란 육지에 버려진 유조선의 선장과도 같은 존재인것이다. 하지만 이런 척박하고 건조한 환경에서 오대리의 항해일지가 지속되는 이유는 그가 항상 척박한 재야(在野)에 속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처음 “오대리"의 존재를 알게된 것은 수년 전에 안마기 혹은 자잘한 장비의 써킷 벤딩을 통해 사운드를 작업하는 수수께끼의 사나이에 대한 소문을 통해서였는데 (나는 오대리란 이름 덕분에 그가 엔지니어 였었는지 작가였었는지 모호한 의문을 갖고 있었다.) 오늘 오대리의 앨범을 들으면서 그의 안마기나 게임기를 통한 실험들이 단지 단발적인 해프닝이 아니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앨범을 들어보면 (메인스트림에서 아멘브레이크와 909가 썩어나는 동안) 이 무소속, 재야의 사운드 탐사가는 사운드샘플 조각들이 어느시점에서 더이상 변질됨없이 시대성에 부응하는지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홀로 터득한 것 같다. 앨범속에서 거의 모든 루프가 그르부를 형성하기 직전에 사멸하고 코드의 조화가 인지되기 전에 듣는이의 기대를 뒤엎어 버린다. 혹자는 그의 이러한 작곡, 구성이 무척 불친절하고 난해하다고 판단할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는 소리와 리듬에 대한 그의 진지한 접근이 평가 절하되는 것을 절대 원치 않는다. 듣는이에 따라서 이 앨범은 의미없는 싸구려 루프의 연속에 불과하겠지만 나는 이 앨범이 음악적 완성을 기대하는 청자의 기대를 영민하게 피해가는 일종의 패턴게임 혹은 새로운 구조의 제시로 읽힐수도 있다고 변호하고 싶다. 그러한 시각에서 이 앨범은 일순간 풍부한 시공과 텍스쳐 덩어리, 작가가 내미는 수많은 단서들의 클러스터로 변모한다. 앞서 밝혔듯 모든 사운드 형식과 텍스쳐가 소비된 상황에서 작가의 이런 다소 난해하면서 세련된 접근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운 좋게 그간 재야에 소속된 오대리는 이처럼 형식과 텍스쳐에서 자유롭다. 그가 얻어낸 자유로움의 훌륭한 미덕은 오로지 그만의 덕이며 (다소 흐릿한 눈빛을 거친) 멋진 히스와 글리치와 노이즈는 덤이다. 이 비싼앨범의 몇몇 곡들은 지적인 구조와 더불어 정말 흔치 않은 아름다운 순간들을 품고있다. 나는 이글을 마치고 오대리가 제공하는 생경하고 소중한 구조물을 더 찬찬히 감상하려 한다. 그리고 페허를 가로지르는 오대리의 여정에 다소간의 행운이 깃들길 기원할 것이다.
- 트랜지스터헤드
DESIGNED BY SHIN DONGHYEOK
.2013 Helicopter 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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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송곡
- 토착가 pt.1
- 토착가 pt.2
- Feti Kim
- 요람에서 오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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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겅퀴
- 돈 돈 어디로 어디로[cashv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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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 아닌 끝
CD B
- 시든 꽃
- 수컷 말썽쟁이
- 은따의 추억
- 43 years old Virgin
- 언홀리러브
- 이교도
- 미네르바 2
- 답장없는 편지
- Wedeath
2010년대의 음악적 흐름의 중심에는 빈곤함이 있다. 그 빈곤함 속에는 말 그대로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음악)시장의 위축도 있겠지만 나는 어느 시대 보다도 심해진 텍스쳐의 고갈과 형식의 진부함에 촛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하고 싶다. 랩탑이 열어제낀 베드룸 레코딩의 신화 덕분에 이제 아멘브레이크, 펑키드러머 샘플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지난 20년간의 고고학적인 사운드 텍스쳐 탐사와 그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유희는 이제 모든것이 바닥나버려 파티는 오직 폐허의 형태로 유효할 뿐이다.
오대리의 국풍'13을 들으면서 나는 기름이 바닥나 채굴이 불가한 상황에서의 유전과 오일펌프를 떠올렸다. 어떠한 리듬스텝이나 프레이즈의 진행조차 시도 즉시 진부해져 버리는 시대의 음악가란 육지에 버려진 유조선의 선장과도 같은 존재인것이다. 하지만 이런 척박하고 건조한 환경에서 오대리의 항해일지가 지속되는 이유는 그가 항상 척박한 재야(在野)에 속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처음 “오대리"의 존재를 알게된 것은 수년 전에 안마기 혹은 자잘한 장비의 써킷 벤딩을 통해 사운드를 작업하는 수수께끼의 사나이에 대한 소문을 통해서였는데 (나는 오대리란 이름 덕분에 그가 엔지니어 였었는지 작가였었는지 모호한 의문을 갖고 있었다.) 오늘 오대리의 앨범을 들으면서 그의 안마기나 게임기를 통한 실험들이 단지 단발적인 해프닝이 아니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앨범을 들어보면 (메인스트림에서 아멘브레이크와 909가 썩어나는 동안) 이 무소속, 재야의 사운드 탐사가는 사운드샘플 조각들이 어느시점에서 더이상 변질됨없이 시대성에 부응하는지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홀로 터득한 것 같다. 앨범속에서 거의 모든 루프가 그르부를 형성하기 직전에 사멸하고 코드의 조화가 인지되기 전에 듣는이의 기대를 뒤엎어 버린다. 혹자는 그의 이러한 작곡, 구성이 무척 불친절하고 난해하다고 판단할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는 소리와 리듬에 대한 그의 진지한 접근이 평가 절하되는 것을 절대 원치 않는다. 듣는이에 따라서 이 앨범은 의미없는 싸구려 루프의 연속에 불과하겠지만 나는 이 앨범이 음악적 완성을 기대하는 청자의 기대를 영민하게 피해가는 일종의 패턴게임 혹은 새로운 구조의 제시로 읽힐수도 있다고 변호하고 싶다. 그러한 시각에서 이 앨범은 일순간 풍부한 시공과 텍스쳐 덩어리, 작가가 내미는 수많은 단서들의 클러스터로 변모한다. 앞서 밝혔듯 모든 사운드 형식과 텍스쳐가 소비된 상황에서 작가의 이런 다소 난해하면서 세련된 접근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운 좋게 그간 재야에 소속된 오대리는 이처럼 형식과 텍스쳐에서 자유롭다. 그가 얻어낸 자유로움의 훌륭한 미덕은 오로지 그만의 덕이며 (다소 흐릿한 눈빛을 거친) 멋진 히스와 글리치와 노이즈는 덤이다. 이 비싼앨범의 몇몇 곡들은 지적인 구조와 더불어 정말 흔치 않은 아름다운 순간들을 품고있다. 나는 이글을 마치고 오대리가 제공하는 생경하고 소중한 구조물을 더 찬찬히 감상하려 한다. 그리고 페허를 가로지르는 오대리의 여정에 다소간의 행운이 깃들길 기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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